진짜 커버/스토리 [diary edition]

"가장 완벽한 악기는 인간의 몸"이라는 이야기를 어디에서 들었을까. 어떤 맥락에서 이 이야기가 나왔는지 기억나진 않지만 듣긴 들었다. 아니, 읽었나? 어쨌든 오늘 커버/스토리를 준비하다 기억나 확인해보려다 검색 초기 단계에서 멈췄다. 그 문장이 있긴 했는데 내가 기억하는 이야기와 좀 달랐다. 그랬다는 이야기 쯤에서 끝.



Avril Lavigne [Head Above Water] (BMG, 2019)

에이브릴 라빈이 6년만에 발표한 정규 앨범. (벗은) 몸과 기타와 물. 앨범 커버에서 이 세 요소를 합한 경우는 꽤 자주 등장한다. 그런 의미에서 뜻밖이라거나 충격적이라고 할 만하진 않다. 그래도 이런 이미지로 앨범 커버를 꾸몄다는 데 대해서는 약간 놀란 척을 해주는 것도 좋다. 게다가 올뮤직 이번주 신보 안내 뉴스레터에서 뽑아낸 커버/스토리이니 뭔가 이야깃거리가 있겠지.




Lenny Kravitz [Baptism] (Virgin, 2004)

- Art Direction, Design : Len Peltier, Lenny Kravitz, Sean Mosher-Smith

에이브릴 라빈을 보자마자 생각난 앨범. 이야기했잖은가. (벗은) 몸과 악기와 물이 있는 앨범 커버는 무척 많다고. 물에 넣기 어렵거나 아까운 악기는 물과 친하지 않겠지만 기타는 종종 볼 수 있다.

이 앨범 커버를 처음 봤을 때 당황했던 이유는 "눈이 썩어도 난 모릅니다"라는 글에서 언급한 프린스와 비교할만했기 때문이다. 아아, 덧붙이지 않아도 이미 알 게다. 순전히 내 시선에서 그렇다는 뜻이다. 이 앨범 커버를 보다 눈이 썩을 뻔 했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이 앨범을 CD가 아닌 LP로 가지고 있으니 더 그럴 수밖에.

다들 눈이 썩어서 귀까지 썩어버렸다고 생각했는지, 이 앨범에 별 한 개를 주기도 했다. 평으로 보면 완전히 망했지만 판매는 그럭저럭.




Liz Phair [Liz Phair] (Capitol, 2003)

- Art direction: Eric Roinestad
- Photography: Phil Poynter

리즈 페어가 2003년에 발표한 이 앨범은 (벗은) 몸과 악기로 구성되어 있다. 물에 들어가진 않았다. 이 앨범 홍보를 위해 잡지 여러 곳에 1페이지 전면 광고를 했는데... 판매량은 꽤 되었지만 평은 시원찮았다. 레니 크래비츠의 [Baptism]과 비슷했다. (벗은) 몸은 시각을 먼저 장악하기 때문에 청각이 후순위로 밀린다.


여기서 얻은, 그러나, 궤변으로 흐른 결론 :

음악에 지나칠 정도로 자신감이 흘러 넘치지 않는다면 벗을 생각 하지 말아라. 벗더라도 부클릿에나 넣어야지 앨범 커버아트로 사용해 마이너스가 되는 일은 하지 말아라.


결론에 맞춰, 다시, 에이브릴 라빈의 앨범 커버로 예상한다면 ;

모름.

어차피 모든 결론은 궤변이니까.




참, 끝내기 전에, 여기서 잠깐!!


에이브릴 라빈의 이번 앨범 커버아트를 본 누군가가 이런 이야기를 했다.

"에이브릴 라빈 앨범 커버 봐라. 누가 발가락 잘랐냐?"

이게 무슨 소리인가 싶어 확대해봤다. 발가락은 온전한 듯 한데... 좀 이상해보이긴 하다. 착시겠지?






* 함께 읽으면 좋을 글
The 10 Most Ridiculous Album Cover Trends of All Time (from cracked.com)


공유하기

facebook twitter kakaoTalk kakaostory naver 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