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커버/스토리 [diary edition]

자전거를 타려고 꺼냈더니 뒷바퀴 바람이 다 빠져있다. 바람 넣고 끌고 나갔는데 어느새 처음처럼 빠져나간 바람. 펑크인지 찾아보고, 튜브도 갈아보고, 림테이프도 갈고 해서 괜찮아졌다 생각했는데, 이제는 앞바퀴가 그 신세다. 결국 다시 처박아버렸다. 여러 문제로 가라앉아 있었고, 덩달아 자전거도 속을 썩였고, 내 옆 고양이들도 무지개다리를 건넜고... 핑계와 이유를 대려면 수십 가지쯤 쌓여 있을 때였다.

그렇게 자전거와 멀어졌다.

4년? 5년? 이 블로그에서 가장 최근 스트라이다 이야기를 한 게 그쯤 될 게다. 산 지 너무 오래 되어서 새 걸 사야 하는 게 아닐까 싶었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일단 앞바퀴와 뒷바퀴는 새 걸로 교체하기로 했다. 그리고 더 탈 수 있을지 점검을 받기로 한 게 며칠 전. 그래서 오늘 받아왔다. 바퀴는 새걸로 바꿔 당분간 문제가 없을 테지만 산 지 오래 되었는데 아직 타도 될까요?라는 물음에 괜찮을 것 같다는 대답을 들었다. 상세한 점검을 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몇 년은 더 탈 수 있겠다. (몇 년을 추정한 이유는... 예전처럼 틈나는 대로 자전거를 타고 한강으로 나갈 일이 백분의 일 쯤 낮아졌기 때문이다. 한 달에 한 번은 탈까?)

 

접이식 자전거의 장점. 평일 지하철도 이용할 수 있다. 자전거 동판이 있는 마지막 칸. 전철을 기다리며 사진 한 장 찍어봤다. 오랜만이다.

 

자전거를 들고 걸어올라왔다. 에스컬레이터를 타도 괜찮겠지만, 왠지 어색해서 들고 걸었다. 얼마나 운동을 하지 않았는지, 계단 몇 개 오르락내리락했을 뿐인데 팔이 뻐근하다. 고작 10kg짜리 자전거를, 아주 잠깐, 들었을 뿐인데. 이틀이 지난 오늘도 뻐근하다. 운동을... 해야겠지... 건강하게 살려면. 그렇지만 운동은 다음에.

 

나... 지금... 이가 아프다고. 한 달째 소염진통제와 항생제를 먹으며 버텼다고. 약과 약 사이 진통이 되지 않으면 일반 진통제도 계속 먹었다고. 내가 게을러지긴 했지만, 천성이 게으르긴 하지만, 이가 아파 쩔쩔매며 지낸 지 한 달이 넘었다고. 아직도 두 달은 더 치과를 다녀야 한다고. 그 사이에 스트라이다를 고쳐달라고 맡기고, 그 사이에 스트라이다를 찾아와 이렇게 가져온 것도 놀랄 만한 일이라고... 운동은 다음에,라고 내린 결론에 어이없어 하지는 말길. (그래, 잘했어. 이건, 혼잣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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