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커버/스토리 [diary edition]

빌헬름 텔

2022. 1. 19. 20:12

처음 이 글을 쓰려했을 때 주제는 '사과'였다. 몇 장의 사과 커버를 모아놓고 순서를 배치하는데... 이상했다. 내가 좋아하는 수잔 베가 Suzanne Vega의 앨범 [Nine Objects Of Desire] (A&M, 1996)도 당연히 사과 커버로 뽑아놓았다. 앨범 수록곡에서 가장 좋아하는 <Casual Match>를 듣는데, 뭔가 이상하다. 선택한 음반 커버들, 다 본 커버들이네? Suzanne Vega를 검색하자 나오는 글... 제목은 '사과'였다. (여담 추가. 기분에 따라 좋아하는 곡 리스트는 항상 변하는데, 예전 글에도 좋아하는 수잔 베가 곡으로 <Casual Match>를 꼽았다. 정말 좋아하는 곡 맞다. 나는 당시 수잔 베가의 남편이었던 미첼 프룸 Mitchell Froom의 프로듀싱을 좋아했다.)

 

 

 

아무튼, 그래서, 방향을 바꾸고 제목도 바꿨다.

'사과 2' 또는 '사과 part 2'로 해도 되었겠는데... 굳이 제목을 바꾼 이유는 아래 커버 때문이었다.

 

 

 

slowthai [TYRON] (Method, 2021)

* art direction : George Smith

영국 래퍼 슬로타이 slowthai의 두 번째 앨범 [TYRON].

나의 2021년 커버아트 결산에서 '올해의 앨범 커버 ○○선' 가운데 하나다. 정확하게 빌헬름 텔을 지칭하지는 않았지만 그 에피소드에서 가져온 커버아트란 사실은 누구나 알 수 있다. 더구나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와 달리 성공이 아닌 실패로 끝난 상황을 묘사해 더 커버아트에 빠져들게 만들었다.

사실 너무 뻔한 표현이라 감동이란 게 있기나 하려나 싶지만, 굴러다니는 표현처럼 'LP 사이즈 커버로 봐야 제맛'일 게다. 저 이마의 화살은 CD 커버로 보면 제대로 보이지도 않을 게다. 뭐, 스트리밍 사이트에 올려놓은 커버로 치면 CD 커버가 백배는 낫겠지. 점점 커버아트가 뭔 대수인가로 나아가고 있는 걸.

 

 

 

Momo Asakura [明日は君と。] [single] (Music Ray'n, 2016)

정말 희귀한 경우가 아니라면 일본 뮤지션은 바이오그래피나 디스코그래피, 또는 연관 애니메이션 같은 내용을 전혀 알려고 하지 않는다. 이렇게 스포일러를 뿌려놓고 시작하는 이유는, 이번에도 정보를 제공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사실 아사쿠라 모모를 검색해보면 차고 넘칠 정보가 있으니, 이 부분에서 많이 게을러졌어도 용서하길. 알지도 못하는 가수를 왜 거론하는가 하면... 사과를, 그것도 빌헬름 텔 이야기와 관련 있는 포즈로 사과를 묘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으음... 그런데... 사과라고 말하고 보니 머리 위에 저 과일이 사과 맞나 싶다. 혹시 복숭아나 자두? 에라 모르겠다. 사과라고 치겠다. 혹시 사과 아니라면 사과하겠다.)

 

 

 

Arturo Toscanini - William Tell Overture] (RCA Victor, 1954)

* Artwork : (써 있지는 않지만) Andy Warhol

바로 이게 (빌헬름 텔) 사과의 정석이다.

심장 모양의 사과를 정확히 관통해 성공을 알린 저 화살. 그 시절에는 저 사과가 피를 철철 흘렸을 것 같다. 앨범 커버를 그린 이는 앤디 워홀. 그도 그런 의미에서 빨간 사과를 그렸을 것 같다.

 

+ 이야기 다 끝났는데 동영상 링크는 부질 없는 짓 같아 굳이 가져오진 않았다. 유튜브에서 토스카니니와 NBC 교향악단의 1952년 <윌리엄 텔 서곡> 영상을 찾아볼 수 있다. 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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