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커버/스토리 [diary edition]

토요일 오후 세시

 

빈둥거릴 시간.

하지만 바로 옆에서 들려온 소리에 스트라이다를 꺼냈다. "오늘 날씨 정말 좋다."

 

좋다니, 가 보자. 겨울에 스트라이다를 타다니, 겸사겸사 가 보자.

근처에 산다는데 아직 가본 적 없는 그의 집에 갈 참이다. 토요일은 쉰다고 했다. 점심은 지나서 저녁을 먹어야겠다. 일주일 전 통화인데 여전히 최근 통화 최상단에 남아있는 그에게 전화를 해 주소 받고 출발.

 

하, 그런데 눈이다. 잠깐 펑펑. 날씨가 좋긴 뭐가 좋냐며 혼자 투덜대긴 했지만, 내겐 겨울 자전거가 흔치 않은 일인데다가 눈까지 내리다니, 이거, 멋진 걸.

 

믹스 커피 한 잔. 사탕 몇 개. 혼자 사는 줄 알았는데 형과 함께 산다고 한다. 곧 돌아온다고... 저녁 시켜먹을 계획을 밝혔던가? 빈 손으로 찾아간 게 미안해 슬쩍 말한 것 같기도 하다. (다음에 시간 내서 먹읍시다.) 팔려고 모아놓은 CD 몇 장 빌려 집으로 간다.

 

철길 건너는 시간은 잠시 쉬는 시간.

 

 

 

 

일요일 오전

고작 4km 정도였을 텐데, 그것도 자전거 탄 거라고 약간 뻐근하다.

오늘도 예정 없음. 아니, 빈둥거릴 예정.

 

그러나 예상치 못한 카톡 메시지에 서둘러 옷 입고 집을 나선다.

보건소가 가까워 긴급상황에 기민하게 대처하는 척을 할 수 있다.

신속항원 검사 결과.

음성.

 

 

 

 

* 조금 전, 바로 옆에서 확진자가 많이 나왔다며 나보고 조심하라고 당부하는 동생 전화. 그래야지. 조심조심.

신속항원 검사 "음성"이 안심해도 된다는 신호가 아니라는 건 안다. 그런 의미에서, 올렸던 사진 하나는 삭제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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