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커버/스토리 [diary edition]

해수욕장 이야기 나온 김에 다시, 바다.

 

 

 

김여명 <환절기> (single) [Till Dawn, 2020]

내가 여름 해수욕장을 가본 적이 없다고 했는데, 생각해보니 없는 게 하나 더 있다. 수영복.

내 바다는 늘 평상복 차림이었다. 김여명의 <환절기>처럼 늘 그런 옷을 입고 늘 그런 신발을 신고 늘 그런 가방을 메고 늘 그렇게... 옆에 누군가 있을 때는 '나잡아봐라'도 했을까... 으음... 짧게 생각해봤는데, 바닷가에서 나 잡아봐라는커녕 달리기도 해 본 적 없는  것 같다. 그저 걸었다니까.

행여 신발이 젖을까, 아니, 파도를 놀려먹겠다는 심정으로, 물들어오는 끝까지 갔다 폴짝 뛰긴 했다.

 

 

 

그런데...

바다만 보면 뛰어들어가고 싶은 게 당연한 건가? 왜 다들 물속으로 걸어가지?

 

 

 

SRSQ [Ever Crashing] (Dais, 2022)

* album photography by Nedda Afsari | album design by Leigh Viol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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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뮤직가이드 신보 소개에 올라온 SRSQ의 앨범이다. 유튜브에서 라이브 클립을 몇 개 봤는데, 무척 독특한 행동을 하던 게 기억난다. 항상 노래에 앞서 앞에 놓아둔 물을 마시려고 몸을 굽히는 행동. 정말 목이 말랐던 걸까? 쉽게 짐작하듯, 나도 플래시 flash라고 생각한다. 그건 무대 이야기고. 이 바다에서 그녀는 인어가 되려는 건가. 변신 직전 같다.

 

 

 

BPM Collective [Catastronphe Girl] (Motel Music, 2021)

시애틀 출신답게 그런지부터 시작해 클래식까지 모인 멤버들의 성향을 모두 드러내고 싶어 하는 미국 뮤지션 그룹 비피엠 컬렉티브의 아직까지는 유일한 EP. 이 여인도 점점 바다로 들어가고 싶어 하는 듯하다. 아니 저 정도만 서 있어도 차가운 바닷물에 얼얼할 텐데... (나갈 건지 들어갈 건지, 빨리 결정을 하시오!라고 소리치고 싶다.)

 

 

 

Kele [The Wave Pt. 1] (Kola, 2021)

아, 이름을 어떻게 불러야 할지 몰라서 미안하다. 켈레? 켈리? 켈? 이 앨범 발표 두 달 전에 공개한 앨범 커버는 바닷물과 파도만 있었는데, 두 달 뒤에 짠! 하고 아티스트가 모습을 드러냈다. 바다가 약간 갈라져 있다. 모세의 작은 기적을 시전 한 건가... 앨범 커버아트를 위해 기타 한 대 버릴 각오를 했을 것 같다. 재미있는 기타와 보컬이다. 들어보려면 링크 클릭.

 

 

 

Manic Street Prechers [The Ultra Vivid Lament] (Columbia, 2021)

이 앨범을 아직 듣지 않았다. 가까운 거리에서 이들을 지켜봤던 지인(!)이 전해준 이야기와, 내 개인 감상이 뒤섞인 데다가, 지난 앨범 [Resistance Is Futile] 커버아트에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라듯 깜짝 놀랐던 터라 더더욱... '4 Real' 신화에 매력을 못 느껴 데뷔 초반을 건너뛰었고 중간에 갑자기 빠져들었다가 어느 순간 아예 제쳐놓게 된 밴드 매닉스의 가장 최근 앨범 커버아트도 바닷물에 발을 담그고 우두커니 서 있는 사람을 담아냈다. 물이 얕아 위험해 보이지는 않는다.

 

 

 

Current Joys [Voyager] (Secretly Canadian, 2021)

니콜라스 래티건 Nicholas Rattigan의 얼터 이고 커런트 조이스의 가장  최근 앨범. 구성이나 색감이 앞서 소개한 SRSQ의 앨범 커버아트와 닮았다. 혹시 표절?! 이런 의심을 제기하려는 게 아니다. 지금까지 늘어놓은 커버처럼 정말 흔한 구성이니까.

커런트 조이스의 커버아트에서 무릎까지 젖은 자국을 보여준 건 어떤 의도일까. 저 뒤에 밀려오는 파도를 보면 또 다시 저 바지는 물에 젖겠다. 이왕 빠진 거 더 들어갈까 말까...

 

 

リューネ [For You, for Me] (Not On Label, 2021)

jacket art by 三上唯 miyakami Yu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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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호수일까 바다일까. 헷갈린 만큼 바다로 단정 짓기 어려웠지만 그래도 두 발을 물속에 퐁당 담갔다는 점, 그리고 달(!)이 저렇게 휘황찬란하게 떠있다는 점에서 선택했다. 이런 경우 자주 하는 말 있지 않은가. "바다라고 치자고!"

음악은 밴드캠프에서 들어보길.

 

 

 

Protoje [A Matter Of Time] (Mr Bongo, 2018)

자메이칸 뮤지션 프로토제의 앨범. 아마 작은 커버에 노안으로는 발견하지 못할 수도 있을 저 사람. (프로토제인지 아닌지는 모르겠다. 나도 이제 눈이 침침하다...) 내가 처음에 말한 폴짝 뛰었다는 곳이 바로 저 지점이다. 얼마 전 커버/스토리에 이와 비슷한 느낌을 주는 커버아트 하나를 소개한 적 있었는데, 찾아내서 한번 묶어 소개하기로 해야겠다. 한 장 더 찾으면 바로 시작.

프로토제의 음악 역시 밴드캠프에서 들을 수 있다.

 

 

 

 

 

 

 

이 정도 모아놓고 보면, 바다 놀러 가고 싶어지지 않으려나?

3면이 바다인 나라에서... 바다 본 적이 언제인가를 따지려니 바닷물만큼 짠 눈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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