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넘볼 수 없는 거대한 이력을 가진 밴드 핑크 플로이드. 한때 그 거대한 밴드에서 키보드를 담당했던 릭 라이트 Richard Wright가 80세 생일을 맞았다. 1978년에 발표한 첫 솔로 앨범 [Wet Dream]의 리믹스 리이슈 앨범을 발표한 날이기도 하다.
그럼 80세 생일 기념 리믹스 앨범인 셈. 대개 앨범 발표 연도에 맞추는 '발표 OO주년 기념 재발매' 관례에서 벗어나 아티스트의 생일에 맞춰야 할 이유가 있었을까 싶겠다. 억지로 따지고 따지고 또 따지면 '앨범 발표 45주년 재발매'가 될 텐데 45주년 이야기는 그 어디에서도 나오지 않는다. 10주년 단위를 더 쪼개 5년 단위로, 아니면 100을 쿼터로 나눠 25주년이나 50주년이라면 모를까 45주년은 애매하다. 이유를 추측하면, 릭 라이트가 살아있다면, 올해가 '80세'이기 때문이다. 릭 라이트는 2008년에 세상을 떴고, 릭 라이트, 1943 - 2008을 통해 그의 삶을 기린 바 있다.
2023 Remix 앨범 커버만 보면 강렬한 이미지 때문에 좋은 점수를 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오리지널 앨범의 의미를 어떻게든 찾아보려 하지만 쉽지 않다. 등장인물의 바지가 빨간색이라는 점 정도? 그 때문에 1978년 [Wet Dream]에 집중해야 할 앨범 컨셉트는 릭 라이트가 1996년에 발표한 두 번째 솔로 앨범 [Broken China] (EMI, 1996)의 오리지널 커버와 뒤섞여 이상한 형태로 리믹스되어 버렸다. 수영장을 바다로 확장했으니 리믹스의 의미를 충실히 살렸다고 하려나?
그래서 바다에 접한 수영장을 준비했다.
* photo : Martin Parr
-------------
2004년 가디언 지에 실린 기사 속 사진을 앨범 커버로 사용한 블러의 2023년 최신 앨범. 스코틀랜드 야외 수영장 모습을 담았다. 어두운 폭풍우와 파란 수영장이 대비되어 보는 사람들이 각각 다른 감정을 갖기에 충분하지만, 앨범 커버아트가 보여주려는 심오한 의미를 난 잘 모르겠다. 그건 다른 분에게 넘기고,
대신 위키피디아에 잘못 적은 (것 같은) 문장을 짚고 넘어가자.
The album's cover is a 2004 photograph of a man swimming alone in the Gourock Outdoor Pool in Gourock, Scotland, taken by Martin Parr. - from wikipedia [원본 링크는 요기 클릭]
남자 혼자 수영하고 있다고 적었다.
하지만 앨범 커버 속 풀장의 오른쪽 끝 상단을 보라. 뭔가 있다.
이 확대 이미지를 보고 앨범 커버를 다시 보면 분명 사람으로 보일 게다.
난 사람이라고 확신한다. 그러니 수영장 사진 속 사람은 한 명이 아니다.
심심할까 봐
약간 집요한 척해봤다.
수영장 커버아트는 엄청나게 많다.
또 다른 수영장 소재 커버아트에서 다시 다루기로 하고, 오늘은 멋진 수영장 하나 보여주면서 끝내기로 했다.
(게을러 집계를 마무리하지 못한) '내가 뽑은 2021년 베스트 커버아트' 열손가락 안에 들었던 빌리저스 Villagers의 [Fever Dreams]다.
* artwork by Paul Phillips at True Split Milk Designs | design by Matthew Cooper, assisted by Paul J Stre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