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짜 커버/스토리

본문과 상관없이 윤연선이 노래한 <얼굴> 악보를 검색해 들어오는 분이 많네요.
악보가 필요한 분들을 위해 링크를 앞으로 뺍니다.

* 윤연선 <얼굴> 악보 보기 [ 여기를 누르세요  클릭 ]




"동그라미 그리려다 무심코 그린 얼굴~"로 시작하는 노래가 있다.
70년대에 가수 윤연선이 부른 <얼굴>.

흥얼거려보니 가사가 어렴풋하게 떠오르긴 하는데, 정확한 가사를 알아보려고 검색해봤더니 이 곡이 지금은 중학교 1학년 교과서에 실려있나 보다. 처음 등장할 때에는 분명 대중가요였고 라디오에서도 자주 방송한 곡이었는데...

얼굴을 떠올린 이유는 최근 공개된 앨범 가운데 유난히 얼굴을 강조한 커버들이 많아서다.
여자 아티스트들은 이래야 한다는 듯, 커다랗게 얼굴을 인쇄한 음반 커버를 모아보기로 했다. 물론 이 얼굴 커버는 아주 오래 전부터 사용하던 방식이라 찾으려면 수없이 많이 나올테니, 최근 것만 몇 장 정리했다.




알리샤 키스 Alicia Keys의 세번째 스튜디오 앨범 「As I Am」(J, 2007)은 상업적으로 성공했지만, 그리 마음에 와닳지 않는다. <No One>은 이전까지 유지했던 스타일과 다른 곡이었고 대단한 히트를 기록했다. 성공 법칙을 따라 제작하지 않았다는 것은 알 수 있지만, 뭔가 이상한 것들이 잔뜩 들어간 것 같다. 어쨌든 알리샤 키스는 자신의 얼굴을 과감하게 드러낸 이 사진으로 앨범 커버를 장식했다.




역시 2007년을 화려하게 장식한 영국의 팝스타 리오나 루이스 Leone Lewis의 데뷔 앨범 「Spirit」(Syco, 2007)도 과감하게 얼굴을 드러냈다.
스타 발굴 프로그램 엑스팩터 The X Factor 출신이라 가창력에 대해서는 크게 흠잡을 구석이 없다. 더구나 지난해 영국에서 가장 빨리 팔린 싱글로 기록되었다는 <Bleeding Love>는 그저 그런 사랑 노래지만 꽤 좋다. 비디오를 그리 좋아하지 않는 편이라 뮤직 비디오는 너무 뻔해서 재미없지만 오디오는 굉장히 매력적이다. 원리퍼블릭 OneRepublic이라는 밴드의 리더이자 작곡가로 활동중인 라이언 테더 Ryan Tedder의 스타일이 고스란히 담겼다. 앨범은 가장 첫 주에 가장 빨리 팔려나간 앨범으로 기록되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거의 무관심의 대상이지만 오스트레일리아에서는 최고로 인정받는 팝스타 델타 구드렘 Delta Goodrem의 세번째 앨범 「Delta」(Epic, 2007)도 마찬가지.
이 세 장의 앨범은 모두 소니비엠지에서 배급하는 앨범들. 마치 올해 발매하는 여자 가수들의 앨범 커버 아트는 얼굴로 가자고 약속을 하기라도 한 것 같다.

Olivia Newton-John / Greatest Hits (1977)
여기서 잠깐!!

델타 구드렘의 앨범 커버는 같은 오스트레일리아의 수퍼스타 올리비아 뉴튼 존 Olivia Newton-John의 앨범 「Greatest Hits」(MCA, 1977)와 유사하다. (이 앨범보다는 델타 구드렘이 이전에 발표한 두 장의 앨범이 올리비아 뉴튼 존의 앨범 커버와 닮았는데, 그건 나중에 따로 소개할 예정.)

델타 구드렘의 이 앨범의 한국 소개를 앞두고 핫트랙스 매거진 인터뷰에서 얼굴을 커다랗게 드러낸 앨범 커버를 제작한 이유를 밝힌 부분이 있어서 인용한다.

- 앨범 커버로 본 델타 구드렘은, 재미있게도 올리비아 뉴튼 존의 예전 앨범 커버를 떠올리게 합니다. 혹시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이 있나요? 아니면 처음부터 의도하고 앨범 커버를 만들었나요?
" 하하. 올리비아 뉴튼 존이 너무 아름다워서 그런 칭찬을 들으니 너무 기쁜데요? 그렇게 보이기 위해 의도한 건 아니지만, 닮았다는 소리는 많이 들었어요. 최근 앨범을 만들 때는 잡지 커버 분위기가 나는 클로즈업 사진을 찍고 싶었어요. 만족스러운 사진이 나와서 저도 너무 기뻐요." ('hottracks magazine, 2008년 1월호. p.32.)

그렇다. 여성 아티스트들은 보그나 엘르 같은 여성지의 커버처럼 보이고 싶어서 앨범 커버를 이렇게 만든 것이다. 강렬하고 도발적인 시선을 가진 모델로 변신하고 싶을 수도 있겠다. 항상 관중을 생각해야 하는 가수 입장에서 보면 충분히 이해할만하다. 그것보다, 팬의 입장에서는 이렇게 커다란 얼굴이라면 더욱 정감이 갈 만하다.





그러고 보면, 최근 앨범 「Blackout」(Jive, 2007)에 이상하리만치 호평이 쏟아진 이유를 아직도 알 수 없는 브리트니 스피어스 Britney Spears도 2003년 앨범 「In The Zone」(Jive, 2003)에서 여성지 커버 모델 같은 앨범 커버를 발표한 바 있고,



이제는 조금 주춤한 듯 하지만 여전히 톱 스타 자리에 머물러 있는 일본 팝 스타 하마사키 아유미 Ayumi Hamasaki도 2001년에 발표한 베스트 앨범 「Best」(Avex, 2001)에서 얼굴을 부각시킨 커버로 앨범을 발표한 바 있다.
(사실, 이 앨범 커버는 "'행복한 눈물' 관련 커버/스토리"를 위해 빼놓았는데, 여기서 먼저 공개함.
행복한 눈물 커버/스토리는 현재 커버 수집중^^)


그렇지만 얼굴을 드러내는 것도 어느 정도 여백이 있었으면 좋겠다.
이렇게 꽉 찬 얼굴을 보려니 조금 답답하다. (나중에 토리 에이모스 Tori Amos가 이런 커버로 앨범을 공개하면... 환호할 테지만.)

얼굴을 드러낸 커버 가운데 꽤 좋아하는 작품은 예전 글 가운데 "나를 바라봐"에서 언급했던 케리 노블 Keri Noble의 데뷔 앨범 「Fearless」(Manhattan, 2004) 커버다. 조앤 파비오 Joanne Pavio의 강렬한 사진은 케리 노블의 앨범을 듣지 않고는 못 배기게 만든다. 앨범의 첫 곡 <Look At Me>는 추천곡.
(그런데 아쉽게도 업계의 황금손이 제작했지만 실적이 그리 좋지 않았는지, 레이블에서는 케리 노블을 방출해버렸다. 그렇게 3년을 조용히 머물다 결국 일본 팬들의 열렬한 지지로 JVC를 통해 일본에서 두번째 앨범을 공개했다. 음악은, 두말할 것 없이, 좋다! 다행히 우리나라에도 소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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