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짜 커버/스토리

마이크로폰

2009. 2. 10. 14:07


카일리 미노그 Kylie Minogue의 「Fever」(EMI, 2001).

마돈나 Madonna와 상대가 되지 않았던 카일리 미노그는 어느날 마돈나와 견줄 수 있는 영국(에서 활동하는) 아티스트가 되어 있었다.
바로 이 앨범 직전의 「Light Years」(EMI, 2000)의 대 성공이 중요한 이유였는데, 우리나라에서는 거의 무관심 속에 묻혔다. 그러다 「Fever」에 실린 <Can't Get You Out Of My Head>가 지구촌을 실감할 수 있는 사랑을 받으며 카일리는 돋보이는 자리에 다시 올라섰고, 덕분에 나도 덩달아 이 앨범에 환호했다.

한국 음반 발매 역사에서 최다 리패키지로 소개되었던 고릴라즈 Gorillaz의 데뷔 앨범 「Gorillaz」(Parlophone, 2001)에 버금가는 세 번의 리패키지가 공개되었지만 이 앨범 커버가 가장 인상적이다. 브랜드명은 기억나지 않지만 속옷 모델로 활동한 바 있었기에 몸매에 대해서는 특별히 언급할 것이 없을 정도지만 확실히 카일리 미노그의 모습을 가장 잘 보여주고 있는 커버다.

그리고 카일리 미노그가 들고 있는 마이크 때문이기도 하다.




카일리 미노그와 마찬가지로 오스트레일리아 출신으로 영국에서 활동한 팝 스타(?) 지나 G Gina G.의 데뷔 앨범 「Fresh!」(Warner, 1997)은 카일리 미노그가 참조한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유사한 스타일이다. 적어도 영국 앨범 차트 12위까지 올랐으니 데뷔 앨범으로 보면 충분히 스타란 단어를 쓸 수 있다. (이 앨범을 처음 봤을 때 헉... 하긴 했다. 여러 이유에서.)

사실 지나 지를 알고 있는 팬은 거의 없을 것이다. 당시 리알토 Rialto의 <Monday Moring 5:19>을 발굴해 전세계 판매량 합계보다 한국 판매량이 더 높았을 정도로 효과적이고 멋진 마케팅을 펼쳤던 워너에서 후속으로 발굴해보고 싶어서 선택한 아티스트였는데...... 결과는 리알토의 정반대가 되는 바람에 완전히 묻혀버린 앨범이었다.


비슷한 두 장의 앨범 커버를 보면 여성 아티스트에게 마이크는 원래 의미와 다른 파생 의미가 존재하는 것 같다(고 혼자 생각한다). 섹슈얼리티 말이다. 물론 각자 또다른 의미를 부여하고 지속시킬 수 있을 수 있다.

그렇다면 남자 아티스트에게 마이크는 어떤 의미를 갖고 있을까?




제프 버클리 Jeff Buckley의 유일한 정규 앨범 「Grace」(Columbia, 1994)의 커버.
마이크를 들고 있는 제프 버클리의 표정과 몸짓에서 이 앨범에서 커버한 레너드 코헨 Leonard Cohen의 <Hallelujah>를 부르기 직전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앨범 타이틀과 다르게 슬픔이 가득 담긴 커버다.


Robbie Williams / Live At The Albert [DVD]Robbie Williams / Live At The Albert [CD]

우리나라에서는 CD 버전은 소개되지 않고 DVD만 공개된 로비 윌리엄스 Robbie Williams의 「Live At The Albert」(Capitol, 2001) 커버에서도 여성 아티스트가 보여준 마이크의 이미지는 등장하지 않는다. 알다시피 로열 앨범트 홀에서 치른 라이브를 담은 이 앨범은 로비 윌리엄스가 마치 프랭크 시내트라 Frank Sinatra로 변신한 듯 팝 대신 재즈를 선택한 「Swing When You're Winning」(Capitol, 2001)을 발표한 후 라이브다. 그러니 나긋나긋한 재즈 보컬리스트처럼 등장했기 때문에 섹슈얼리티를 드러낼만한 분위기가 아니란 것은 잘 알고 있다. (어쩌면 그 반대로 섹슈얼리티를 잔뜩 담은 커버가 더 어울릴 수도 있겠다.)

Robbie Williams / Swing When You're Winning」(2001)
바로 이 앨범이 「Swing When You're Winning」다.

로비 윌리엄스가 이 앨범을 만들 때 "프랭크 시내트라를 생각하고 만들었습니다. 그가 녹음할 무렵의 사진을 참고해 비슷한 분위기를 내며 앨범 커버 사진을 찍었습니다"라고 고백한 건 없지만, 누가 봐도 앨범 커버와 음악은 분명 프랭크가 활동하던 시절의 크루너 crooner들을 떠올리게 한다.

「Swing When You're Winning」이나 「Live At The Albert」이나 앨범 커버 속의 마이크는 마이크의 의미 이상을 벗어나지 않는다. 로비 윌리엄스의 섹시한 자태에 넋이 나간 팬들이 얼마나 많았는데......

그래서 혹시나 하며 프랭크 시내트라의 앨범 커버를 50장 쯤 확인해봤는데 대부분 중절모를 쓴 나긋한 폼으로 찍은 사진을 앨범 커버로 사용했다. 그 시절의 프랭크나 이 시절의 로비 윌리엄스나 비슷하다.

Elvis Presley / Elvis: That's The Way It Is (1970)

그래서 섹시한 엉덩이의 대명사 엘비스 프레슬리 Elvis Presley의 앨범 커버에서는 혹시나 섹시한 마이크가 등장하지 않을까 해서 100장 가량의 앨범 커버를 살펴봤는데, 엘비스 프레슬리도 마찬가지였다. 솔직히 엘비스 프레슬리는 마이크를 동원하지 않아도 서글서글한 눈매만으로 이미 넋을 빼놓을 수 있었으니 별다른 소품이 필요하지 않았을 것 같다.

그래도 어떤 스타일일까 확인하기 위해 자료 삼아 하나 올려본다. 오른쪽 커버는 1970에 발표한 「Elvis: That's The Way It Is」(RCA, 1970)이다. 대부분 이런 이미지라고 보면 된다. 엘비스 프레슬리의 모습을 커버에 담고 있기 때문에 그것으로 충분했을 것 같다. 아마도 마이크가 있거나 없거나...... 이런 생각이지 않았을까 싶다.



그래서 오늘의 결론!

마이크는 여성 아티스트에게는 성적인 의미가 강하며
남성 아티스트에게는 그저 소품일 뿐이다.














라고 끝낼 수는 없다.





케이 디 랭 k.d. lang의 「Live By Request」(Warner, 2001)나 린다 론스태트 Linda Ronstadt의 「For Sentimental Reasons」(Warner, 1986)를 보면 마이크가 위에서 이야기한 이미지와 전혀 맞지 않는다. 오히려 남성 아티스트 이야기에서 언급한 것처럼 그저 무의미한 소품이거나 라이브라는 것을 알려주려는 것 외의 의미는 없다.

그래서 오늘 이 커버 스토리의 결론은 허망해졌을 것 같다.

솔직히 말하면...... 커버를 모두 모아놓고 어떻게 쓸까 고려해놨으니 이번 글은 완전 낚시용 글이다. 그렇지만 뭐, 요즘처럼 블로그가 조용하다면 남을 낚는 게 아니라 나를 낚기 위한 낚시다!라고 항변할 수는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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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저는 아직도 Spinning Around로 돌아온 카일리의 모습을 잊을 수가 없어요. 비디오 속의 카일리 모습이 너무나도 충격적이었거든요. 이건 단순히 재기의 느낌이 아니라 다시 태어난 것 같은 느낌이었드랬죠.

    Fever의 커버는 저는 셋 다 좋아합니다. 리미티드 에디션의 자켓이 좀 더 신비롭고 섹시하게 나온듯 하구요. 정작 가지고 있는건 US 버젼이지만. (근데 웃긴건 그 US 버젼을 호주에 있을 때 구입했다는 거 -_-;)
    2009.02.10 14:19
    • 2000년부터 정말.... 변해도 이렇게 변할 수 있다니 싶었잖아요^^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완전히 조용했어요. 그나마 다음 해에 곧바로 완전히 떠서 저도 열심히 들었죠. 나중에야 90년대에도 앨범 발표하며 활동했던 걸 알았어요.

      크. 호주 버전만 찾아봐도 재미있는 게 많을 거 같아요^^ 워낙에 영국이나 미국과 상관없이 따로 움직이는 시장이다보니. 지나 지는 혹시 알고 계셨어요? ^^
      2009.02.10 14:24 신고
  2. 제프 버클리의 두 눈 사이가 좀 많이 벌어져서, 일반적인 사진들 찾아보면 (제 느낌에) 좀 어벙해보이거든요. 앵글로-색슨족 특유의 좀 dummy한 느낌들. 근데 저 커버만은 최고에요, 항상. 악악- 완전 영화배우야 +_+. 같은 남자인데도 완전 빠져버릴 것 같은...
    2009.02.10 14:38
    • 확실히 전 사람 얼굴을 분간 못하거나 오래 바라보질 못하고 앨범 커버로만 기억하나봐요^^
      전혀 몰랐던 사실이네요.
      Grace는 처음에는 거의 듣지 않았던 앨범인데 지금은 잘 듣고 있어요. 이제야 교감이 이뤄지는 모양이에요.
      2009.02.10 17:03 신고
  3. 오호,,, 지나 지(Gina G).. 저 자켓 오랜만에 보네요...저는 집에 테이프로만 있는것 같습니다.
    저 자켓이 나중에 매장에서 좀 거시기할까봐 (마치 폴라콜 앨범의 누드 가리기처럼) 별도 종이 커버를 덮고 포장비닐을 쌌던 패키지가 생각이 나네요...^^;

    싱글 <Ooh, Ahh... Just A Little Bit>이 미국 시장에서도 20위권 히트를 기록했었습니다.
    근데, 이미 그 해외 히트의 기운이 조금 빠진 타이밍에 라이선스 발매를 한 게 실패의 근본원인이라
    개인적으로 생각하고 있네요.. 흥겨운 유로 댄스 팝 앨범이었죠...

    근데, 싱글 제목... 이 글을 읽고 다시 생각하니 참 에로틱(?)하군요..ㅋ
    2009.02.10 16:19 신고
    • 누워서 발을 든 커버였죠^^
      여기저기 찾아보면 그걸 정식 커버라고 올려놓은 사이트도 많더라고요.
      처음 봤을 때 머드냐 초콜릿이냐 고민했던 기억이 나요^^ 보라색이 이렇게 강렬한 앨범도 거의 없을 것 같아요.
      2009.02.10 17:04 신고
  4. 오우 오우. 제프 버클리~ 저 속눈썹하며 섹시한 자태하며 이 야밤에 뿜다 가요 라이더님 크크크.
    2009.02.10 23:17 신고
    • 앗. 조 위에 kirrie님 표현으로는 뿜을만한 자태가 아니라는걸요?
      다른 사진을 검색해보세요^^
      2009.02.10 23:23 신고
    • 사람마다 개인적인 취향이 있는 거라고요! 후후후~
      입술도 더 도드라져보이고 므흣므흣~
      2009.02.10 23:29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