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커버/스토리 [diary edition]

시시콜콜한

2010. 2. 12. 01:52


2010년 1월 4일 내린 눈.

그리고 한달이 지난 최근 이틀 동안 비가 왔고 3일째에는 눈이 내렸다. P는 속초에는 3일 내내 눈이 내렸다며 전화 속에서 투덜거렸다. 밥 딜런 공연 때 만나기로 했다. 너는 R석. 나는 맨 뒷자리.

조심하고 조심했건만 조금 풀린 듯한 날씨에 덜컥 감기에 걸려버렸다. 30미터짜리 두루마리 화장지 세 롤 반을 쓰고서야 진정되었다. 휴지도 100미터 경주를 했다. 가끔 어지러워 누웠다가 이러다 눈을 감으면...... 이라는 불길한 생각도 잠깐 했다. 연락처를 눈에 잘 띄는 곳에 남겨놓을까 했다 그만두었다. 핸드폰을 꺼내 001번을 길게 누르겠지. 그럼 어머니에게 연락될 거고, 모든 일은 잘 정리될 게다. 내가 해야 할 일은 핸드폰이 잠기지 않도록 늘 충전을 가득 해놓는 것.

새로운 백업 프로그램을 테스트 하다 동적디스크로 잡혀 있던 하드디스크가 사라져버리는 일이 벌어졌다. 작동시키려면 포맷을 해야 한다고 경고를 보낸다. 그렇지만 안심. 파2널데이터를 돌려 하드디스크 속 파일에 아무 문제가 없다는 걸 확인한 다음 컴퓨터에 어울리지 않는 500기가 하드디스크를 주문했다. 80기가 하드 백업을 할 공간이 없어 500기가 하드를 주문하다니, 지금 당장이야 분수에 맞지 않는 처사였지만 이미 지금 쓰는 컴퓨터보다 눈곱만큼 빠른 컴퓨터 본체를 중고로 구입해놨기 때문에 곧 그쪽으로 옮겨갈 예정이다. 나는 어느 정도 분수도 알고 생각할 줄도 아는 동물이다.

디비디롬이 말썽이다. 디비디를 못읽는다. 사실은 이게 문제가 아니라 트레이가 고장나버렸다. 닫히고 열리는 게 제멋대로인 데다 한번 닫힌 트레이는 여러 수를 써도 잘 열리지 않았다. 디비디롬도 이참에 새로 주문했다. 이것도 곧 갈아끼울 예정.
잘 쓰던 것 하나가 고장나면 전염이 되어 다른 것도 그 시기에 고장나는 경험은 누구나 했을 텐데, 이 무렵이 그랬다. 10년 정도 쓴 레이저프린터가 종이를 끌고 들어가지 못한다. 프린터도 바꾸기로 하고 몇 개를 검색한 끝에 2005년에 처음 나온 모델을 주문했다. A형 B형을 주문해야 하는데 그걸 선택하지 않았다며 다음날 전화가 왔다. 나는 레이저프린터를 주문했는데 혈액형을 정하고 추가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말에 주문취소를 요청했다. (기본으로 들어있는 토너로 1천500장을 프린트한다는데, 그걸 다 쓰려면 2년은 걸릴 텐데 왜 예비 토너나 예비 재생 토너가루를 함께 주문해야 하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다른 곳에서 같은 제품을 주문한다. 이튿날 배송된 프린터가 움직일 줄 모른다. 판매자에게 문의를 했더니 A/S센터와 연락하라는 답변. 단 한 장도 출력하지 않고 고장난 제품을 교환/환불해주는 대신 A/S센터에 연락해서 고치라고? 이런 판매면 나도 할 수 있겠다. 이참에 오픈마켓 판매자로 나서볼까? 우여곡절 끝에......는 농담이고, 기다림 끝에 일주일만에 처음으로 프린터를 사용할 수 있었다. 이제 고치지 않으면 크게 불편할 것들은 다 고쳤다. 굉장히 큰 문제가 해결된 것 같아 자주 가는 커뮤니티의 회원 전용 판매 게시판에 올라온 한라봉 한 상자를 주문했다.

리아나 Rihanna가 홍보차 내한했다고 문자가 왔다. 회견장에 1시간이나 늦게 등장했는데, 이유는 목이 잠겨서라고 했다. "어머... 목이 잠겨버렸네... 그런데 열쇠를 못 찾겠네. 이러고 있는 거 아냐?"라고 문자를 보내면서 흡족해 했다. 썰렁한 농담을 좋아하는 사람이 분명 있을 거야.

토요일에 오산을 거쳐가는 전철을 타면 설 준비는 끝.

어제는 눈이 내렸고, 그러자 오늘 새벽은 추워졌다. 손 시렵다. 잘까, 무언가를 더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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