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고 적었지만 솔직하게 말하면 그걸 즐기기 위한 커버스토리.
욘시 Jonsi 때문이다. 얼마전 시우르 로스 Sigur Ros의 프런트맨 욘시가 내한공연을 치렀다. 표는 확보했는데 바빠서 눈코 뜰 새 없는 날에 내한공연이냐. (이건 내한공연 있을 때 못가게 되면 늘 하는 말이지만, 정말 욘시 공연 때는 그랬다.) 그때는 블로그도 방치해둔 상태라 미리 준비해놓은 커버스토리도 꺼내놓지 못했다. 그래서 날을 잡아 올려야지 했는데 바로 오늘처럼 추운 날이다.
2008년 상반기 베스트 앨범 커버아트 1위에 올려놓았던 시우르 로스의 최신 앨범 「Med Sud I Eyrum Vid Spilum Endalaust」(EMI, 2008)이다. 자세한 내용은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렇게 추운 날 이런 커버를 보면 기분이 어떨까. 여름에는 무척 시원해보였는데.
멋진 커버이긴 한데......
춥다.
미국 팝록 밴드 이글루 앤 하틀리 Iglu & Hartly의 2008년 앨범 「& Then Boom」(Mercury, 2008)이라면 조금 다를까?
이리(늑대?) 떼에 쫓겨 벼랑으로 몰린 다섯 사내들. 게다가 절벽 아래는 시퍼런 바다다. 눈대중으로 어림잡아보면 대충 50미터쯤 될 것 같다. 이 괴팍하고 엉뚱한 커버는 시선을 끄는 데 성공하긴 했지만 아쉽게도 메이저 레이블 머큐리의 기대와 다르게 앨범은 완전히 망해버렸다. 하긴...... 내가 이 앨범을 가지고 있는 이유는 앨범 커버때문이다. 그게 아니었으면 벌써 누군가에게 줘버렸거나 폭탄세일하는 마음으로 2천원쯤에 팔아버렸을지도 모를 일이다.
이 앨범 커버를 보고 있으면 춪지는 않지만......
짜증난다.
일본 오사카에서 결성한 록 밴드 플럼풀 Flumpool이 2008년에 발표한 첫 EP 「Unreal」(A-Sketch, 2008)은?
음...... 어떻게 말해야 할지 애매하다. 좋은 것도 아니고 나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앨범 커버때문에 음반을 가지고 있고 싶은 생각이 드는 것도 아니고......
이 추운 겨울에 하얀 배경 속 남자들의 엉덩이를 보고 있으려니까 떨린다. 마음 말고 몸이. EP를 발표한 이듬해인 2009년에 첫 정규 앨범 「What's Flumpool!?」을 발표했는데, 그 커버도 좋은지 나쁜지 마음에 드는지 그냥 무시해버릴지 결정하지 못하게 만드는 애매한 분위기를 담고 있다.
어쨌든 어떤 음악인지 아직 들어보진 못했지만, 이 앨범은 일본에서 플래티넘을 기록했다고 한다. 그러니까 상업적으로 보면 큰 성공을 거둔 셈이다.
세 장의 앨범 모두 2008년 앨범이다.
2008년 여름이 무더웠나?
잘 모르겠다. 아마 더웠을 게다. 시우르 로스의 앨범 커버를 보면서 무척 시원하다고 생각했으니까. 앨범 커버를 만드는 사람들도 더위를 떨쳐버리고 싶지 않고서는 이런 앨범 커버가 연속으로 나올 리 없다.
그렇지만 2010년 겨울에 이런 커버는......
춥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