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알림:
1. 2017년 여름,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굴러다니던 CD 5천장 정도를 다른 곳으로 옮겼다. 청소가 뭔지 모를 정도로 지내다 모처럼 털어내고 닦으며 청소 분위기를 냈다. 제목의 [청소중]은 글자 그대로 진짜 청소중이다.
1-1 그때가 8월 중순 무렵. 이 글을 마지막으로 고친 날짜, 8월 19일이었다.
2. 그런데 파트 2라니? 청소 파트 1이 없는데 무슨 파트 2인가. 슬쩍 고백하면, 마치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위장하려고 일주일에 글 하나 정도는 올리겠다고 생각한 때가 있었다. 돌아가보자. 전체 글 목록에서 이 글 앞에 몇 개 지나지 않아 확인할 수 있는 "붉은 하늘". 오리엔탈 쇼커스의 음반을 거론할 때 청소중이라고 말했다. (링크를 타고 가볼 것을 예상하고 이미 그 글 속 청소중이라는 단어에 볼드체를 적용해놓았다.) 시디를 옮기던 그 무렵이다. 청소중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며 시리즈로 이어가려고 했는데... 보다시피 블로그가 1년만에 들어가본 동물의 숲처럼 사방에 잡초가 난무한 상황이 되고 말았다. 수습해야지.
3. 글 시작 전에 배경음악 삼아 유튜브 링크를 걸어둔다. 쓸데없는 배경음악은 아니다. 장담컨대, 이번 글과 관련 있는 음악이다.
다니엘 라누아 Daniel Lanois의 앨범 [For The Beauty Of Wynona]를 거론할 텐데, 그 앨범 수록곡 <The Messenger>이다. 앨범 커버에 쓴 작품에서 영감을 얻은 곡 같다. 크게 들어도 좋겠다. 참고로 다니엘 라누아의 앨범 커버에 관해 아주 오래 전에 이 블로그에 "칼을 든 소녀... 다니엘 라누아, 그리고 얀 사우덱"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썼다.
미리 알렸으니 본론 시작.
로꼬 <감아> (2014)
래퍼 로꼬의 싱글. 디지털 싱글로 공개했지만 홍보용으로 쓰기 위해 CD를 제작했다. 앨범 커버에 홍보 효과를 더 높이려는 의도로 로꼬가 사인을 해놓았다. 곡 제목과 잘 어울리도록 사진을 찍었다. 이 앨범을 본 순간, 다른 앨범 한 장이 떠오른다.
NANA starring Mika Nakashima [The End] (Sony, 2006)
그냥 이 앨범이 생각났다는 말이다. 그냥. 혹시 영감을 얻었을까?
엠타이슨 [Wa Gwan] (Sony, 2012)
여름을 위한 레게 음악을 담았다는 엠타이슨의 앨범. 어라? 몰랐는데... 보도자료를 보니 앨범 타이틀 곡 <Wa Gwan>에 로꼬가 참여했다. 오, 로꼬 데이인가 보다. 이 앨범을 본 순간, 로꼬의 싱글 커버와 마찬가지로 다른 앨범 한 장이 떠오른다.
Joe Satriani [Super Colossal] (Sony, 2006)
난 조 새트리아니를 '민대머리 기타리스트' 정도로 표현하는데, 알라딘의 아티스트 소개를 보니 "압도적인 기교와 혁신적 사운드 메이킹을 바탕으로 현존하는 '기타의 신'으로 불리는 미국의 기타리스트"라고 한다. 압도적인 기교와 혁신적 수사를 바탕으로 쓴 한줄평이다. 마치 조 새트리아니의 기타를 글자로 보여주려는 듯 혼신의 힘을 다한 묘사다. (난 이런 묘사에 약하다. 몹시 아픈, 나의 약점.)
시디장에 꽂아둔 조 새트리아니의 앨범을 나란히 놓고 사진을 찍는다. 아, 여기서도, 엠타이슨의 앨범 커버를 보는데 그냥 조 새트리아니의 앨범 커버가 떠올랐다는 이야기다. 그냥. 설마 영감을 얻은 건 아니겠지?
아마 청소중이라 머리 여기저기서 번쩍번쩍 생각이 떠올랐던 모양이다.
사진을 찍고, 약간 정리해놓고, 컴퓨터로 돌아왔다.
모니터 앞에 놓아둔 앨범 두 장.
의도한 건 아닌데, 마치 짜고 찐 고스톱 같아 나란히 놓고 찍었다. 닮았다. 얀 사우덱의 그림을 앨범 커버로 쓴 다니엘 라누아의 앨범 커버는 내가 열 손가락으로 꼽는 앨범 커버아트의 하나다. (언제든 바뀌지만, 지금 기준은 그렇다. 언제나 영감을 주는 그림이다.)
Ron Geesin & Roger Waters [Music from The Body] (Harvest, 1970)
Daniel Lanois [For The Beauty Of Wynona] (Warner, 19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