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커버/스토리 [diary edition]

그때도 그림자를 찍었지. 깔깔 웃으며.

이런 사진을 찍은 적 있었다.

 

당신은 나를 알아보지 못할 겁니다. 하지만 제가 맞습니다. 굳이 알아봐 달라는 말은 하지 않겠지만, 적당히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라는 말을 하고 싶어 찍은 사진.

 

섬, 선유도였다.

스트라이다를 타고 전국일주를 하지는 못하더라도 고속버스에 실어보고, 기차에 실어보고, 배에 실어보고 싶다고 생각해 떠났던 군산 선유도 여행. (가만... 그때 고속버스를 탔던가? 고속버스는 다른 곳이었나?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꽤 오래 전 일이다. 10년 쯤 지났나보다.

 

며칠 전 기찻길 육교를 건너는데 갑자기 그 생각이 났다. 사람과 스트라이다. 그런데 옆에 스트라이다가 있다고 아무리 말해 봐야 알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심지어 나도 어느 게 자전거 그림자인지 모르겠다. (하지만 분명히 있다.) 섬에서는 깔깔 웃었는데 육교에서는 그 동안 쌓인 시간의 무게 때문인지 웃지 않았다.

 

 

 

지난 1년 동안 나의 자전거 코스가 된 호수를 세 바퀴 돌고, 시설물 설치하느라 막아두었던 개천변 길을 따라 조금 더 달렸다. 다음에는 조금 더 달리기로 했다.

 

달라졌는데... 알아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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