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자전거 이야기를 쓰곤 하는데, 지금 내게 '자전거' 또는 '자전거를 타는 것'은 남들이 나에 대해 생각하는 선입견을 은근히 의식하는 행위이다. 못할 것 같은데 한다는 것을 말해주고 싶은.... 예전에 등산을 갈 때에도 그랬다. 무거운 배낭을 매고도 피곤한 척 하지 않고 잘 올랐다. 뭐, 암벽등반이나 빙벽등반이 아니라 그냥 산책하듯 가는 등산이었지만. 그때처럼, 지금 자전거도 오기에 가깝다.
차비를 아끼기 위해 자전거를 타는 것도 아니고, 아주 약간 생각하곤 있지만 건강을 위해 운동 삼아 타는 것도 아니고, 자전거의 메커니즘에 흥미를 느껴 빠져든 취미도 아니고, 멋진 디자인에 빠진 것도 아니다. 여러번 이야기했지만, 단지 피곤하면 지하철로 옮겨 탈 수 있다는 점에서 접이식 자전거인 스트라이다 Strida를 타는 것 뿐이다.
사실 자전거를 타기에 남들보다 월등히 좋은 조건을 갖고 있다. 정확한 시간에 일어나 준비하고 나가 정확한 시간에 도착해야 하는 생활을 하고 있지 않은 지 4년. (그 전에도 지금처럼 움직이긴 했다.) 나가고 싶을 때 나가고, 컨디션이 좋지 않으면 안 나가고, 비가 오면 안 나가고, 해가 뜨면 나가고. 내키는 대로 시간을 쓸 수 있다. 일정도 제멋대로 잡을 수 있다. 들러야 할 곳 몇 군데를 정해놓고 나가지만 시간이 안맞으면 다음에 시간 내서 다시 갈게요~ 하면 끝이다.
Guns N' Roses 「Chinese Democracy」(Geffen, 2008).
이미 들을만큼 들었을 테니, 앨범에 관한 코멘트는 생략. 사실 이 앨범 커버가 진짜 오피셜 커버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또 한번 미루기에 앞서 대충 만들었거나, 아니면 건스앤로지스 팬들이 의도적으로 퍼트릴 루머를 위해 급조한 커버라고 생각했는데.
Johnny, Louis & Char 「Tricycle」(Seesaw, 1980)
일본 포니캐년에서 몇 년전 LP 미니어처로 시소 레이블의 앨범들을 집중 재발매한 이후 다시 음악 팬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프로젝트 밴드 자니 루이스 앤 차르 Johnny, Louis & Char의 1980년 앨범. 시소 레이블은 80년대 일본 록계에서 굉장히 중요한 레이블인 듯 하다. 일본어를 몰라 부클릿에 빼곡하게 적어놓은 레이블의 역사를 아직 다 파악하지 못했다..... 이중에서도 차르는 특히 일본 록 기타리스트 가운데 한 명으로 실력을 인정받았다고 한다. 차르의 아들은 현재 일본의 록 밴드 라이즈 Rize의 프론트맨으로 활동중이다.
이런 세발자전거를 타면 넘어지지는 않겠다.
어제는 모처럼 자전거를 타고 강남으로 넘어갔다. 그동안 몸 사리느라 자전거를 타지 않다 타니 오늘 아침에는 온몸이 뻐근하다. 게다가...... 집에 거의 다 도착해서 딴 생각을 하다 급브레이크를 잡는 바람에 한바퀴 굴러 또 무릎을 다쳤다. 지난번에 넘어진 이후 부담스러워서 천천히 타고 다녔는데... 그 김에 병원을 다녀와야겠다. 이제 세발자전거나 타고 다닐까?
추가
미국 펑크팝 밴드
페닉스 TX Fenix*TX의 앨범 「Lechuza」(MCA, 2001)의 앨범 커버에서도 자전거를 탄 소년이 등장한다.
어린 소년인데 두발 자전거를 타는 걸 보면, 세발 자전거 타야하는 고민을 취소해야 할 것 갗다
"돌고 도는 물레방아 인생"이라고 우리말로 번안되었던 <Proud Mary>의 주인공 크리던스 클리어워터 리바이벌 Creedence Clearwater Revival의 최대 걸작 「Cosmp's Factory」(Fantasy, 1970)을 빼먹어 나중에 추가함. 복장이 제대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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