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짜 커버/스토리



Green Day 「21st Century Breakdown」(Reprise, 2009)

결론부터 말하면 커버 아트에 관한 한
완전실패작이다.

커버를 보는 순간 뱅시 Banksy ?라고 생각했고, 아직 크레딧이 공개되지 않은 상황이라 혹시나 위키에는 있을까 해서 확인해봤더니 역시 뱅시였다. 뱅시가 그린 커버? 아니 그런 뜻이 아니다. 이 커버를 그린 친구 식스틴 Sixten은 스웨덴 출신으로 오스트레일리아에서 활동중인 거리예술가. 식스틴은 그린데이 쪽에서 제시한 설정에 따라 작업해 이 커버를 완성했다.





Blur 「Think Tank」(Parlophone, 2003)
식스틴이 영향 받고 참고한 블러 Blur의 앨범 커버다. 뱅시가 작업했다.

그린데이 Green Day 측은 결과물을 보고 이것은 아닌 것 같다, 라고 한마디 하지도 못할 정도로 어마어마한 스트릿 아티스트를 섭외한 걸까? 아니면 한마디도 안할 테니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완벽하게 자율권을 줬을까? 그린데이에게 블러는 어떤 놈들인지 어떤 음악을 하는 놈들인지 알 수도 알 리도 없는 하찮은 밴드였던 걸까?

말할 것도 없이, 커버 아트는 베끼고 베끼고 베끼며 이어지고 있다. 좋은 말로 하면 영향을 주고받는다로 말할 수 있다. 식스틴은 자신의 스타일을 커버에 담았다. 이 점에서는 큰 문제가 없다. (이 블로그에서 커버 아트 표절이라는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표절이 아니라 창조적인 인용이라고 이야기한 것이 백 번은 넘을 게다. 그러니 표절을 물고늘어지려는 게 아니다.)

그린데이는 커버 아트에서 완전 패착을 두었다.
하필이면, 왜, 굳이, 뱅시와 같은 스트릿 아티스트의 작업을, 뱅시의 스타일로 소화하도록 유도했을까.
식스틴이 자유가 보장된 위치에서 작업했다고 해서 그의 작업을 인정해줄 생각도 없다. 자신의 스타일이 그래피티라면, 뱅시의 작품에 영향을 받았다고 해도 꼭 이렇게 유사하게 갔어야 할까?

그런 의미에서 그린데이와 식스틴에게 아주 커다란 실망을 했다.







나의 실망을 이해하기 어렵다면 아래의 작품들을 볼 것.
적어도 그래피티와 다른 차원의 것들이다.
이런 것들을 참고하긴 했지만 굳이 이야기하지 않았다고 말하지는 않겠지?



The Golden Republic 「The Golden Republic」(Astralwerks, 2005)




Stereophonics 「Performance And Cocktails」(V2, 1999)




Kate Bush 「The Dreaming」(EMI, 1982)


My Chemical Romance / Three Cheers For Sweet Revenge My Chemical Romance / Life On The Murder Scene

My Chemical Romance 「Three Cheers For Sweet Revenge」(Reprise, 2004)
My Chemical Romance 「Life On The Murder Scene」(Reprise, 2006)

clotho님의 댓글에 따라 추가한 마이 케미컬 로맨스 My Chemical Romance의 앨범 커버들.
사실 앤드류 WK Andrew WK의 앨범 커버와 함께 무척 싫어하는 앨범 커버로 꼽고 있지만, 그린데이와 같은 레이블에서 공개한 앨범이라는 점에서 그린데이 앨범 커버가 얼마나 빈약한 상상력을 드러냈는지 보여준다고 생각해 추가했다.
(싫어하는 이유는 피가 보이기 때문이다.
커버를 제작한 입장에서는 아트겠지만, 마약 때문에 그런 것이든 이렇게 강렬한 이미지를 위해 그려넣은 것이든 볼 때마다 좋은 기분이 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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